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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강아지똥 할배 !?”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연후. 아침저녁으로 도서관 문 열고 닫으랴, 청소하랴, 나는 속절없이 개똥지기가 되고 말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의반 타의반 나의 일상의 중심은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이다. 이제 어쩌다 마을 고샅에서 꼬맹이들이라도 마주칠라치면, “야! 강아지똥 할아버지다!”라는 말이 인사가 되었다.(새치라고 하기에는 조금 넘치는 흰 머리 탓? 아직 총각인데 너무 억울타.) 도서관 안에서도 꼬맹이들에게 나는 그림책 읽어주는 할아버지다. 그런데 우리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읽혀지는 그림책은 “강아지똥”이다. 권정생 선생님이 쓰시고 정승각 화백이 그린 “강아자똥”을 새 책으로 들여놓았는데 어느새 겉표지가 너덜 해졌다. 이 땅에서 가장 낮은 존재들의 이야기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은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강아지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고 천한 존재, 그래서 버려진 존재이다. 그런데 권정생 선생님은 이 땅의 가장 낮은 곳, 소외되고 버림받은 존재들의 일상의 삶에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기울인다. 어느 날, 권정생 선생님은 비를 맞아서 흐물흐물 녹아 땅속으로 스미는 강아지똥을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후 거기서 민들레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더란다. 아, 저거로구나! 권정생 선생님은 몇몇 밤을 눈물로 지새우며 강아지똥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천덕꾸러기로 업신여김을 당하고 버림받은 강아지똥마저도 자신의 온몸을 녹여 저토록 찬연한 생명을 꽃피워내는구나!” 강아지똥은 이 땅의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와 가난 속에서 버림받은 존재들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삶에 대한 권정생 선생님의 깊은 감동과 눈물과 사랑의 연대이다. 그러므로 강아지똥이야기의 세계는 왕자와 공주이야기 또는 신데렐라 이야기와 같은 화려하고 환상적인 성공신화의 세계가 아니다. 도리어 어둡고 춥고 가난하고 슬픈 이 땅의 소외계층의 일상적 삶의 세계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왕자와 공주이야기 또는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따뜻한 영혼들의 아름답고 순박한 삶의 이야기가 보석처럼 빛난다. 이 땅 어디에서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IMF 이후, 우리는 돈과 힘과 지식을 숭배하는 신자자유주의의 일원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한경쟁 무한독점 무한소비라는 신자유주의시장질서에 철저하게 휘둘리며 농락당해 왔다. 따라서 우리사회에는 강아지똥과 같은 운명을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수많은 강아지똥들은 따뜻하고 순박하고 그러면서도 은근하고 끈기 있는 생명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때로는 도덕적해이라는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도 때로는 온정과 시혜의 대상인양 멸시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고 버티며 살아간다. 그럼으로써 자신들도 이 땅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증언해 왔다. 이러한 와중에서 이 땅의 강아지똥들의 동무이며 이웃이기를 자처하는 “금융채무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연석회의”의 활동은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연석회의는 상담과 교육, 그리고 공동체 활동을 통하여 이 땅의 강아지똥들의 삶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왔다. 그럼으로써 이 땅의 강아지똥들과 함께 새 희망의 불꽃을 지펴왔다. 연석회가가 이 시대의 이 땅에서 강아지똥과 같은 운명을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이 등불이 되고, 그들의 깨달음이 되며, 그들의 의지가 됨으로써 그들을 결단과 행동의 삶으로 이끌어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럼으로써 연석회의와 함께, 이 땅의 강아지똥들과 함께, 여럿이 다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열어가게 되기를 소망한다. 여럿이 함께 살맛나는 세상을 위하여 왕자나 공주이야기 또는 신데렐라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보이지 않는 운명의 힘을 빌어서 자신들이 삶의 상황을 일거에 뒤바꾼다. 이와 관련하여 무한경쟁, 무한독점, 무한소비의 시장질서에서의 화려하고 마술적인 성공신화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성공신화를 미끼로 사람들을 자신의 노예로 전락시킨다. 그러나 강아지똥은 특별한 하늘의 도움을 빌어서 역전의 삶을 꿈꾸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깨달음과 깨달은 것에 대한 믿음과 실천의 의지가 드러날 뿐이다. 그러므로 세상은 신자유주의시장질서의 화려하고 마술적인 성공신화로는 바뀌지 않는다. 인류역사에 나타난 수많은 전쟁신화, 영웅신화, 성공신화들을 보라! 그것들은 인류역사의 수많은 굴곡들을 만들어 왔을 뿐이다. 그 때마다 그 굴곡과 일탈의 역사를 되돌린 것은 이름 없는 민초들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들의 일상의 삶이 중요하다. 그들의 고난과 역경, 그것을 통한 깨달음과 믿음과 의지가 세상의 역사를 바꾼다. 상담과 교육을 통하여 민초들의 삶의 문제해결에 참여하는 활동. 공동체 운동을 통하여 그들의 꿈과 희망을 묶어내는 활동. - 연석회의가 이 땅의 민초들의 일상의 삶에 연대하고 그들의 삶의 문제들을 조직해내며 함께 해결해 나감으로써 세상의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머잖아 여럿이 함께하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강아지똥, 티끌, 먼지가 서로 만나 생명을 꽃피우는 기름진 흙이 된다. 강아지똥이야기에는 외톨이가 된 흙덩이가 등장한다. 지난 여름가뭄에 어린 고추모의 생명을 살려내지 못하고 죽여 버리고만 흙덩이. 그 외톨이가 된 흙덩이의 지난날 회한에서 우리의 한계와 슬픔을 본다.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와 공동체적인 삶의 진보를 위한 우리의 열정과 노력과 수고가 아무런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할 때. 우리의 절망과 무기력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우리를 병들게 한다. 그러나 외톨이가 된 흙덩이는 다시 산기슭의 기름진 밭으로 돌아야가 할 터. 곧 외톨이 흙덩이를 실어갈 소달구지가 되돌아올 것이다. 머잖아 외톨이가 된 흙덩이가 회한과 절망과 슬픔을 떨쳐내게 될 터. 곧 다시 배추 무우 등 온갖 채소들을 길러내게 될 것이다. 보랏빛 감자 꽃을 피우는 등 온갖 생명들을 품어내게 되고 말 것이다. 연석회의 웹소식지 발간에 붙여. 나는 소망한다. 연석회의가 모든 외톨이가 된 흙덩이들을 함께 모으는 소달구지가 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침내 산기슭의 기름진 옥토이었으면 좋겠다. 새길 민생상담소 까페 주소 : http://cafe.daum.net/musa09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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