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10년, 이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


하루하루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내가 어디쯤 있는지 제 자신도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더욱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세상은 더욱 모른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할 수 있겠습니다. 2007년을 살아가는 제가 10년 후 2017년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10년 뒤를 제 조망할 것인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불현듯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의 나의 행위가 10년이 지난 다음 다시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던 행위가 어쩌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사라는 무겁고도 무서운 삶이 휘감고 있다는 생각의 꼬리를 놓치기가 매우 쉽습니다. 그저 현실에 쫓겨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바쁘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10년 전, 그러니까 1997년에는 무엇이 우리 자신의 삶을 휘감고 있었을까요? 10년 전 이맘때는 익히 알다시피 IMF가 한국사회를 흔들어놓았습니다. 즉 1997년 11월 21일 정부는 대외채무를 갚지 못해 발생할 국가부도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IMF(국제통화기금)의 강력한 경제개혁 요구들을 받아들이는 조건하에서 IMF 구제금융을 수용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한국사회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하였던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부도가 직접적인 위기였지만 그것은 한국사회에 내재되었던 한국자본의 위기의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IMF가 자본의 이윤창출의 위기의 또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IMF이후 수많은 서민들과 노동자들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삶이었습니다. 실업, 정리해고 그리고 희망퇴직을 강요받았으며 그 후 수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였을 뿐만 아니라 IMF의 신자유주의를 광풍에 의하여 지난 10여 년 간 수많은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를 양산하게 되었습니다. 가히 IMF에 의한 금융의 세계화라 하는 신자유주의는 절대 다수의 서민들에게 갚아도 지워지지 않는 ‘빚’의 굴레에서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도덕적 해이’라는 사회적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300여만의 금융피해자들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IMF 그 10여 년 동안 우리 금융피해자는 무엇을 하였습니까?

그저 못난 자신을 탓하거나 현실에 급급하여 어쩌지 못하다가 2002년 신용카드대란 사태에 의해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에 의해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을 신청하였다가 그 마저도 여의치 못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파산면책신청을 수십만 명하고 있는 것이 그 동안 금융피해자들의 오늘날의 모습이었습니다. 금융피해자로 전락되었던 지난 10여년은 사회적이고 역사적이기도 IMF라는 사회구조적인 결정타에 의해 수많은 금융피해자가 양산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금융피해자 우리는 여전히도 자신의 무능을 탓하거나 터무니없게도 ‘도덕적 해이’라는 사회적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을 따름입니다.


이제 2007년 오늘 지난 10여년을 뒤로하고 이제 금융피해자의 권리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그 동안의 금융피해자의 다른 모습과 다른 목소리로 금융피해자를 양산하였던 지난 10년을 역사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겠습니다. 누가 금융피해자를 양산하였는지? 금융채무의 책임은 도대체 누구에게 있는지? 진정으로 금융피해자가 도덕적 해이자인지? 여전히도 계속되는 금융채무의 고통을 근본적으로 걷어내기 위한 방법은 없는 것인지? 파산면책이후 면책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를 괴롭히고 자책하였던 질문을 이제 한국사회로 되돌려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사회적인 주장과 사회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금융채무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연석회의는 금융피해자의 목소리를 모으고 금융피해자의 권리를 위하여 사회적인 실천 활동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한국사회의 전망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이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즈음에 금융피해자 스스로가 지난 10년을 이야기하고 사회적 빈곤과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로서 금융피해자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주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금융피해자 우리의 삶이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골방이 아닌 광장에서 함께 만나고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IMF 체결 그 10주년이 되는 2007년 11월 21일은 우리를 다시 불러 세우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IMF 10년이 지난 2007년, 금융피해자 우리 스스로의 권리를 위하여 한국사회에 거침없는 하이킥이 한 방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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