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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의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전자팔찌제도의 도입’을 반대한다
1. 최근 11세짜리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뒤 살해한 50대 용의자가 성범죄 전과자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자팔찌제도 도입, 신상정보 전면 공개 등 아동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강경 대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동성폭력 범죄자의 파렴치한 행위는 용서받지 못한 반인륜적 행위이다. 또한 성폭력 범죄행위로 말미암아 평생을 고통으로 보내어야 하는 성폭력 피해 아동의 상처를 그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때문에 상식을 가진 한국사회의 시민이라면 아동성폭력 범죄자의 파렴치한 행위가 다시는 이 땅에서 발을 못 붙이도록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바라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2. 그러한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 등 95명이 발의한『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전자장치부착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안이라고만 칭함)을 비롯한 국회에 계류 중인 주요 성폭력 처벌관련 법안들이 주목을 받으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아동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처벌관련 법안들이 최근 초등학생 성추행 살해사건을 계기로 ‘낮잠’을 자던 관련 법안이 실질적으로 아동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아동성폭력 범죄행위를 엄밀하게 처벌할 수 있는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모색 하는 것으로 때늦은 감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주요 성폭력 처벌관련 법안이 아동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잠재적 피해자’와 ‘가해자 인권’을 어느 한 편향의 인권은 훼손할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에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내용의 법안으로 상정되어서는 곤란하다.
3. 특히 한나라당 박세한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의 경우 ‘징역형을 선고받은 특정 성폭력범죄자가 그 형기를 마친 후 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것을 예방’한다는 목적을 명기하고 이중적인 처벌을 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자팔찌라는 위치추적 전자감시는 범죄자에 대한 교육, 치료, 재사회화 및 사회방위를 목적으로 하는 보안처분으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자유의 제한 내지는 인격권의 침해를 그 본질적 속성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형벌과 같다는 점에서 이중처벌이다. 더구나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이중처벌 금지에 위배되는 위헌적 법안이며, 전과자일망정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뿐더러 성범죄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없다.
4. 또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전자팔찌 법안이 외국의 선례 및 일반적인 적용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미국,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 전자감시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 그 도입의 취지가 교도소의 과밀수용 상태를 해소하고, 형벌을 다양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며, 경범죄자를 대상으로 잔여형기를 대체하는 대체형이나 독자적 처벌수단으로써 시행되고 있는 데 반해 한나라당의 법안은 동일한 범죄에 대한 이중처벌로써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중범죄에 적용하려고하는 차이가 있어 외국의 일반적 적용례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5. 때문에 최근 여론을 의식한 기본권 침해의 논란이 따르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기 전에 먼저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관련 법안의 정비가 먼저 선행되고 나서 향후 ‘객관적인’ 검토와 판단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예컨대 관대하게 적용되는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의 엄격한 적용, 성범죄 예방교육의 강화, 성폭력범죄의 비친고죄로의 전환, 성범죄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대책 등을 우선 시행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법제 내에서도 가능한 이 같은 조치들에 대한 충분한 선행없이 인권과 사생활 침해를 가져올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여론을 의식한 과잉입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며, 실효성도 의문이다.
6. 이에 빈곤과 차별을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는 성폭력 범죄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당국의 다각적인 모색과 법안상정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토론을 전제로 할 것을 요구한다. 먼저 현재의 법제 내에서 가능한 조치를 조속히 시행하면서 가해자의 기본권과 인권에 대한 전제는 여전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최소한의’ 기본임을 감히 주장한다. 성폭력 범죄행위에 대한 반인륜적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응당 엄격하게 처벌되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인간으로써 가져야 할 기본권마저 부정하는 과잉입법에 대한 섣부른 요구는 무척이나 위험하다. 그것은 인권은 여전히 ‘보편적인 권리’이며 그 누구도 훼손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끝>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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