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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350만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의 피 끓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최근 신용카드 채무와 관련한 대법원판결에 부쳐
1. 최근, 대법원은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들의 존엄성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리는 판결을 내렸다.
즉 대법원은 신용카드를 적법하게 발급 받았더라도 나중에 카드빚을 갚지 못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상환능력 없이 신용카드를 사용해 2천 570만원의 빚을 진 혐의로 기소된 안모씨에 대해 원심의 일부 무죄를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법원은 또 별다른 수입이 없는 가운데 신용카드를 1천 660여만원을 사용하고도 빚을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의 사건 역시 원심의 무죄를 깨고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2. 앞서, 항소심 재판부에서는"신용카드는 그 속성상 카드사가 고객의 신용상태를 엄격히 평가해 일정 범위의 신용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채무초과 상태의 사람이라도 카드를 적법하게 발급을 받았다면 사용 한도 내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카드 사용시마다 카드사에 자신의 신용상태를 고지할 의무도 없다"며 사기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가 있음에도 대법원은 이같이 무리한 판결을 하였다.
3. 게다가 신용불량이 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처럼 선전하는 사회 분위기에 의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신불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돌려막기를 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서민들을 향해 과연 돌려막기를 하면 부채를 증대시키고 결국 연체가 되어 빚이 빚으로 눈덩이처럼 커진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에게 사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대법원에게 묻고 싶다.
4. IMF를 기점으로 계속된 사회전반의 경기침체와 기업의 구조조정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인한 실질임금의 절대적 하락 그리고 고용과 실업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삶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또한, 아래로부터의 소비가 얼어버린 가운데 대부분의 영세한 자영업은 개점휴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고사직전에 내몰려져 버려 대부분의 노동자˙서민들은 가계소득의 필연적 감소되어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사회전반에 부실이 되고 말았다. 이미 경제는 바닥을 기어가고, 노동자˙서민들의 경제는 초토화가 되어 간 것이다.
5. 경기침체는 대출에 대한 개인의 변제능력을 약하게 만들었지만 반면에 은행과 카드사는 개인의 변제 능력을 고려하기보다 경쟁적으로 공격적 영업에 돌입하면서 부실은 커져만 갔다.
그것은 길거리 카드발급, 미성년자 카드발급 등 묻지마 카드발급에 앞장서온 카드사들의 기형적 영업행위 등에 기인한 바이며 이것이 바로 서민 경제를 몰락으로 몰고 가는 주범이 되고 만 것이다. 여기에 정부도 한몫 거들며 신용카드 복권제와 세수 확대를 위한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을 전개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한도 제한 폐지, 신용카드 발급조건의 완화조치 등 채무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비롯하여 이자제한법마저 폐지하고 말았다. 그 결과 상류층 22.7%(통계청)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스로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상대적 빈곤층으로 전락해 버리는 소득분배 구조의 모순을 낳았다.
6. 그러한 문제의식의 충분히 고려해 지난해 11월 대법원 3부는, 변제능력이 없음에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1500만여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이모씨에게 사기죄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신용카드는 엄격한 신용평가를 거쳐 한도액을 정해 발급하는 만큼 채무초과 상태에서 카드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음에도 대법원은 스스로를 뒤집는 판결을 내고 말았다.
7. 우리는 대법원의 누구를 위한 사법기관인지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금융기관 및 여신기관(카드사)의 묻지마식 카드발급과 과도한 고금리와 실업과 고용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던 신자유주의의 참담한 구조조정의 결과 빚을 갚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지 못하는 금융피해자들의 피 끓는 고통을 대법원은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또한, 대법원의 판결로 인하여 금융기관 및 여신기관(카드사)는 너나 할 것 없이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법률적 대응과 과도한 추심행위로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우리는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350만 금융피해자(신용불량자)들과 함께 진정한 금융채무의 원인규명과 금융채무의 사회적인 책임을 위해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2005년 12월 1일
다음카폐 “신용불량자 클럽”/ 부산파산지원연대/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대구인권운동연대/ 다시 서는 삶-헬프뉴스/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준)/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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