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건강보험료 체납 탕감! 의료사각지대 건강권을 보장하라!
국민건강보험공단 스스로가 공포하듯, 건강보험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운영하는 사회보험제도’이며, ‘개인의 건강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사회연대성 원리’에 따라 운영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극단적 빈곤의 결과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200만 세대는 이런 사회적 연대에서 배제되어 있고, 이들의 건강권은 철저하게 개인의 운명인 양 치부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개월 동안 건강보험 체납 결손처분 집단민원신청 운동을 전개하며, 이들이 처한 빈곤의 실상을 낱낱이 목도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노점, 폐지수집, 일용노동 등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려 당장의 최저생활도 힘든 사람들, 사업부도, 장애, 질병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사람들,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최저생계 용도 외에는 지출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바로 건강보험체납자의 다른 이름이었다. 또한 이들 중에는 건강보험료 뿐 아니라 도시가스, 전기료 등 다른 필수지출 조차 감당하지 못하거나 개인 파산을 한 이들도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건강보험료를 납부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여력’이 되지 않는 것이 바로 건강보험체납자들의 현실인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작년 5월, 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체납자들은 ‘반복적 실직과 사업실패, 과중 채무, 가족 해체의 문제와 주거불안으로 보험료 고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태’임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체납 세대의 평균 부채가 8천 5백 여 만원에 이를 만큼 사실상 경제적 도산 상태에 처한 이들의 비율이 상당함을 파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건강보험공단의 태도는 잔혹하기만 하다. 통장 가압류를 통해 자녀들의 급식비조차 내지 못하게 만드는 비참한 사태를 강제하고, 최저생계비의 압류가 금지되어 있으나 통장을 지급정지 시키는 방법으로 법률이 규정한 국민의 기초생활보장권 마저 침해하고 있다. 즉,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체납자들의 빈곤 실상을 파악했음에도 국민의 건강권 보장은 포기한 채 악랄한 채권 추심업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체납결손처분 제도가 있지만 이는 보험공단의 재정 여력에 따라 작위적으로 적용될 뿐 체납자 회생의 통로가 되지 못하고 있다. 1조 3,0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2008년에는 39%에 이르는 체납세대에 대한 결손처분이 있었지만, 적자를 낸 작년의 경우 고작 1%에 불과했던 사례가 그 증거다.
건강보험공단은 국민 건강권 보장의 실행 주체로서, 빈곤으로 인해 생명과 직결된 치료받을 권리마저 포기해야만 하는 체납자들의 건강보험료 탕감을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 손실을 메우기 위한 악랄한 강제징수를 중단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 대한 체납 보험료 일제 결손처분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이들을 포함한 체납자의 95%에 달하는 빈곤층에 대한 결손처분을 즉각 실시하고, 반복 체납 방지 및 실질적인 의료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급여’ 제도로 편입할 것을 요구한다.
오늘 집단 진정을 시작으로, 빈곤을 범죄시하는 공단에 맞서 가난한 이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민중들의 실천을 중단 없이 펼칠 것임을 엄중히 선포하는 바이다.
2010년 3월 23일
의료사각지대건강권보장연대 및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의료사각지대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 158명의 요구]
“의료급여 확대하고 건강보험료
체납에 대한 결손처분을 확대하라!”
- 건강보험 체납 결손처분 집단민원신청내용 중심으로-
건강세상네트워크
현재 한국의 건강보험 체납가구는 약 200만 가구에 이르며 이중 대부분인 89%는 가구별 년 간 소득이 5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이다. 사실상 의료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에게는 건강보험 혜택 또한 받지 못하고 있어 거대한 의료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건강보험 장기 체납자에 대한 결손처분을 매우 형식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건강보험료 체납-빈곤층들은 아파도 병원에 못가고 참아야 할 뿐 아니라 이것들이 채무가 되어 더욱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역단체 및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은 ‘의료사각지대건강권보장연대회의’를 구성하여 빈곤층에 대한 건강보험료 체납 결손처분 확대와 의료급여 확대를 요구하며, 국민건강보험 관리공단의 결손처분시기(3월)에 맞추어 건강보험 체납자들이 결손을 요구하는 자신의 목소리와 글들을 모아 집단민원을 제출한다.(2010년 3월 23일 제출)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연대회의는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료체납결손처분을 위한 민원신청운동을 전개하였고 3월까지 158명의 결손처분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받았다. 집단 민원신청서에는 장기체납자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간절한 목소리들이 하나하나 담겨져 있다. 민원신청서의 마지막 구절은 체납자들의 빈곤한 현실과 결손처분에 대한 간절한 맘을 얘기하듯 “선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한 결 같이 끝맺고 있다. 민원신청서로 볼 수 있는 체납자들은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지도 않으며 건강보험료 못 내어 이미 많은 어려움(병원이용 제한, 압류통보, 채 등)을 겪고 있으며 아파도 병원이용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현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도덕적 해이’, ‘개인적 채무’라는 말로 빈곤층들을 무시/방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이 처한 현실이다.
1.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의 현실
국민건강보험제도는 가구나 개인에게 있어서 건강권 보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으로 다들 인식한다. 사실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의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지만 저렴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기에 꼭 필요한 사회보험제도/기본적인 의료안전망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2008년 통계로 전체 지역가입자 712만 세대 중 28%인 200만 세대가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다. 이들은 왜 기본적인 의료안전망이 되어주는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게 되고 장기체납으로 인해 급여제한이나 정지조치를 당해 신용에 불이익을 당할 뿐 아니라 병원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국가는 이들을 쉽게 ‘도덕적 해이’로 낙인찍고 과도한 체납의 독촉과 압류. 통장정지 등으로 통해 체납액을 받는 채권자로서의 완고한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체납자의 89%가 연 소득 500만원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나 체납액이 100만 원 이상 되거나 2년 이상 체납이 지속되는 장기체납자들의 대부분은 불안정한 일자리, 소득이 전혀 없거나 미약한 현실을 본다면, 도저히 체납 자체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빈곤한 현실을 본다면 이들의 체납 상황을 ‘도덕적 해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득이 없거나 미약하다면, 일자리가 없거나 불안정하다면,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가 될 수밖에 없다.
장기체납에 이르게 되는 이유는 단순하게 생각해도 그들에게 건강보험료를 낼 (경제적) 형편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민원내용에서도 나타나듯 대부분의 체납자들은 소득 자체가 없는 경우도 다반사며 소득이 있다고 하더라도 매우 적어 주거비, 자녀양육비, 식비 비롯한 생활비, 채무 해결을 하고 나면 사실상 저축할 돈조차 없는 형편에 놓여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무직인 경우가 많으며 일자리가 있더라도 저임금/단기간의 정부 일자리사업(희망근로, 자활)에 참여하거나 (건설)일용직, 노점상과 같은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나 비정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들은 그들의 삶 전반을 빈곤의 그림자를 짙게 덮어버리며 자신의 건강권에 대한 포기 아닌 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의 길’에 들어서게 되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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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경기도 안양시) : 소득이 없음. “나이가 들어 일자리도 없는 상황에서 파산신청을 한 상황입니다. 먹을 쌀도 없어서 주변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니 40여만원 되는 체납료를 내기가 불가능합니다.”
이씨(서울시 도봉구) : 55만원 체납됨. 아르바이트로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음. 적은 수입으로 자녀양육과 집 월세 내기도 빠듯하다.
최씨 (대전시 거주) : 노점상을 통해 생계를 꾸려감. 46만원 체납. “과도한 부채로 파산된 지 얼마 안 되었고 다른 부채로 인하여 도시가스, 전기세 등등 기본적인 것도 내기 힘든 상황이라 날마다 독촉장 속에 살고 있고, ... 어머니는 장애 1급에다 저 또한 장애인이라서 병원에 자주가야 되는데 환수될까봐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씨(서울시 광진구) : 57만원 체납됨. “아르바이트로 일하다가 오른팔을 심하게 다쳐 일도 할 수 없어 보험료 납부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현재 자활 일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생활비정도를 버는 수준임.
김씨(서울시 도봉구 거주. 무직) : 50만원 체납됨. “세 자녀를 둔 엄마로써 여러 번에 사업 실패와 남편의 실직으로 인해 가정의 생활은 엉망이고 아이들 학비 문제 때문에 저에겐 무서운 우울증 까지 찾아와 약까지 복용하고 있어 삶이 너무 어렵습니다.” |
이처럼 장기체납에 이르게 되는 빈곤층들은 수 십 만원의 체납액도 사실상 해결하지 못한다. 하루를 살기 힘겨운 이에게 4-50만원의 체납액은 적은 돈이 아니다. 4-50만원의 돈을 도저히 갚지 못해 장기 체납자로 불이익을 당한다면 의아해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100만원이 채 되지 못하는 돈으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상상해 보라. 저금은 꿈에도 생각 못할 것이며 이들에게 빚이라는 게 생긴다면 어떤 수로 갚을 수 방도가 없을 것이다. 특히 소득이 없거나 미약함, 무직이거나 불안정한 일자리라는 현실은 현재 수 십 만원의 체납액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 록 체납액은 더욱 커질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며 이들의 건강권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의료급여 수급조건이 되는 시기까지 보류조치 되어진다.
어떻게 백만 원 이상 체납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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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서울 강북구. 무직) : 323만원 체납됨. 사업을 하다가 파산하여 정기적 소득이 없으므로 체납하게 되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
이씨(충남 천안시 거주. 무직) : 160만원 체납됨. “정기적 소득이 전혀 없으며 본인을 부양해주는 가족도 없기 때문에 건강보험료를 납부 할 만 한 경제적인 여유가 전혀 없습니다”
김씨(충남 천안시 거주. 무직) : 200만원 체납됨. 건강이 좋지 않아서 취직하기가 어렵고 폐지를 주어 생활하고 있음.
김씨(충남 천안시 거주) : 65개월 동안 200만원 체납됨. “정기적 소득이 없으며 교통사고로 인한 건강보험료를 납부할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박씨(서울 강북구 거주, 무직) : 170만원 체납됨. “갑작스런 가장의 부도와 건강악화로 인해 너무 어려워진 집안 형편과 엄청난 금액의 금융권 부채. 그리고 본인의 만성적인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하여 직업 또한 가질 수 없습니다.”
정씨(대전시 서구 거주함, 식당 종업원) : 670만원 체납됨. 사업이 부도나서 자신 앞으로 된 재산은 이미 채권자들이 가압류 된 상황임. 하지만 ‘허울뿐인 소유재산으로 인하여 누적된 체납액’을 감당 할 수 없음. |
건강보험료를 백만 원 이상 체납 하고 있는 가구나 개인들은 전형적인 빈곤 계층들이다. 소득 자체가 없는 가구도 많으며 소득이 있더라도 매우 적으며 이 또한 일정치 않은 경우가 많았다. 두드러진 점은 오랫동안 빈곤했던 사람들 보다는 갑작스럽게 사업이 실패하거나, 질병, 사고, 부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이를 벗어나고자 온갖 노력들을 해 나가지만 더욱 빈곤해져 체납액이 지속적으로 쌓여 백만원이 넘는 체납액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한국사회의 사회안전망/의료안전망이 미약한 현실에서 빈곤해진 개인이 더욱더 빠르게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 준다.
또한 최근 실업이 심각할 정도로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나 자영업이나 영세기업들이 도산하고 비정규직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에서 더욱더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들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어 진다. 이에 백만 원 이상의 체납자의 연령은 더욱 낮아지고 증가될 것이다. 백만 원 이상의 체납액은 자신들의 건강권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이는 더욱더 빈곤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할 것이다.
장기체납자/과다체납자들의 건강권 파산선언 ; “도저히 낼 수 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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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경기도 안산시 거주. 노점상) : 400만원 체납됨. “과도한 부채와 사업실패로 생활고를 겪는 중 신불자라는 낙인과 함께 취직도 불가하고 세 아이를 부양하는데 있어 지금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감당 할 수 없어서 (건강보험료를) 못 내고 미루고 미뤄졌습니다. 하기에 너무 많아진 체납금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씨(경기도 안산시 거주. 노점상) : 298만원 체납됨. 과도한 체납으로 도저히 갚을 방법이 없음. “과도한 부채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보험료도 내느라고 최선을 다하는데, 정기적 소득이 없고 집안에 우환으로 형편상 보험료를 연체하게 되었습니다. 보험료도 매월 내도 연체료가 붙어서 내도 내도 제게는 줄지가 않으니 너무 힘듭니다.”
손씨(대구시 수성구 거주함) : 570만원 체납됨.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체납되기 시작함. 하지만 보험료는 조정되지 않았음. 보험료 체납으로 통장이 가압류 되어 아이들 급식비까지 내지 못하게 되어 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를 분할납부하기로 함. 하지만 분할하여도 30만원에 가까운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납부 하기는 도저히 힘들어 지금까지 계속 체납해 오고 있음. |
가난한 이들에게 빚이 백만 원이 넘어선다면 적은 돈은 아니다.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도 되지 않는 가구에서의 빚은 채무 해결도 못할 뿐 아니라 고스란히 이자만을 늘리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민원신청을 한 건강보험료 체납자들 중에서 체납액이 100만원이 넘는 경우는 적은 소득에도 열심히 갚아나가려고 노력해도 너무나 많은 보험료 체납액을 해결할 수 없어 자포자기의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이들은 한결같이 “감당 할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 힘들어 지금까지 계속 체납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소연 한다. 이는 한 개인의 건강권이 파산지경에 이르렀음을 얘기하는 것이다. 일명 ‘건강권 파산’에 이른 사람들에게 복지적 차원에서라도 국가가 의료급여 수급조건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국가의 복지제도도 건강보험료 체납자를 구제하지 못한다.
; 국민기초생활수급자 / 조건부수급자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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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서울 광진구) : 62만원 체납됨. “기초생활 수급자로 처가 정신장애로 인해 활동을 하지 못하고 저 또한 그로인해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생계수단도 힘들고 집세 또한 감당을 못하는 처지로 많은 고통을 초래하고 있어 생활이 어렵고 막막할 따름입니다.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유씨 (서울시 광진구 거주) : 80만원 체납됨. 기초생활보장수급자임. 수급액만으로 과거의 체납액을 갚을 수 없음.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현재 경제활동이 어려운 상태이므로 수입이 없어 (체납액이) 나에게 과도한 금액입니다. 값질 못하고 계속 독촉이 오니까 너무 힘들어 선처를 바랍니다”
김씨(서울시 광진구,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 170만원 체납됨.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체납되기 시작했고 이혼 후 2자녀를 부양하고 있고 전남편의 부채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은행 거래 및 신용에 관한 이용도 전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치아 건강도 매우 안 좋지만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
의료급여의 혜택을 받고 있거나 기초생활 수급자인데도 건강보험료 체납자가 있을 수 있을까? 의료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 기초생활 수급자라는 것은 국가적 사회적 복지지원 없이는 안정적 삶을 누릴 수 없음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수급자가 되기까지는 빈곤화 과정을 거친다. 그 빈곤화 과정에는 건강권의 박탈의 과정이 포함되며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강보험료 체납은 복지 수급을 받는 상황에서도 계속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이는 체납된 건강보험료는 결손처분 되지 않는 한 끝까지 빚으로 남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소득보장을 비롯한 의료지원을 해줘야 할 수급자들에게 국가가 이들의 채권자가 되어 빚을 더욱 독촉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수급자들의 건강보험료 체납에 대한 결손 처분은 복지적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마땅하다.
2.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에 대한 차별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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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씨(부천시 거주) : 250만원 체납됨. 무직에 소득이 없음. 질병이 있지만 체납으로 인해 병원이용을 자제하고 있음. “질병으로 인한 경제활동 중단으로 정기적 소득이 없었으므로 처가의 도움으로 살아가며 병원을 다녀야 하는데 의료보험비 체납으로 혜택이 없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
6개월 이상 장기 체납을 하게 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체납자가 병원을 이용하게 되면 건강보험으로 혜택을 받아도 이후에 건강보험공단에서 부정수급이 밝혀져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받는 치료비 일체를 다시 환수조치 시킨다. 따라서 장기 체납자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이용을 포기하게 된다.
4-5년 동안 병원이용을 한번도 하지 않을 만큼 건강한 사람이 있을까? 특히 빈곤층의 열악한 노동조건, 삶의 조건 속에서 아픈 날이 4-5년 동안 한번도 없을까? 돈이 없어도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건강보험료를 4-5년 이상의 장기체납하고 있다면 병원이용은 더욱 빈곤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 되며 이에 병원이용을 자제 할 수밖에 없다.
작은 질병을 제때 치료 받지 못해 수술을 해도 못 고칠 질병으로 전이 되는 형편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또한 빈곤층 밀집지역이 부유층 밀집지역에 비해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빈곤층은 스스로 병원이용을 자제하는 것 같지만 많은 병원비의 부담은 당연히 병원 접근권마저 박탈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보험료의 장기체납은 빈곤층의 병원이용을 가로막아 빈곤층의 건강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있다.
압류와 통장거래 중지로 사회생활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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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공단에서 재산을 압류 한다고 공문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경매가 된다고 하고 벌써 압류가 되었습니다. 지금 저희는 조건부 수급자 이고 백삼십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갚는 다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또한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꾸준히 한달에 한번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통장을 만들어서 사용해도 불안합니다. 통장이 압류 될 것 같아서”
이씨(서울시 도봉구) : “통장거래 불가로 인해 취업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통장거래 정지 해제시켜 생활 할 수 있게 도움을 요청 합니다” |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일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장기체납자에겐 악덕 채권자로 변해 버린다. 공단은 장기체납의 사유, 현재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체납액 해결만을 독촉한다. 그래서 이 체납자가 체납액을 갚지 못할 것 같으면 가족 중에 소득과 재산이 있는 경우는 가차 없이 체납액을 받기위해 재산을 가압류하기도 하고 통장거래를 중지시키기도 한다. 통장거래 중지는 체납자의 취업을 어렵게 만들고 사회생활 자체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빈곤층의 빈곤탈출과 자립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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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씨(서울시 광진구) : 체납액 108만원. 자영업(경양식집 운영)을 하다가 “파산하면서 생활비는 고사하고 굉장히 어려움을 겪다가 건강보험료를 낼 수 없는 상태에 까지 이르렀고 한동안 노숙자 생활까지 하게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재는 자활센터에서 기술을 배우고 있음. 값을 수 없는 체납액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며 자립 또한 막고 있다. |
차상위 계층이나 자활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유독 건강보험 장기체납자가 많다. 이는 노동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복지의 수혜도 부분적으로만 이루어지면서 사실상 건강보험료를 매달 꼬박 낼 수 있는 형편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말 그대로 노동을 통해 빈곤에서 탈출하고 자립하기위해 정부의 소득지원과 안정적 일자리 공급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들 차상위계층에게 정부는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만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들의 건강보험 장기체납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앞서 사례로 들었던 수 십 개월의 장기체납이나 백 만원 이상의 체납액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며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다”는 건강권 파산선언을 하는 이 들에 대해 정부는 귀를 막고 있으며 이는 체납자의 빈곤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 체납액은 결손처분 되지 않는 한 끝까지 빚이 되어 따라 다니기에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어 파산 신청을 하더라도 변제되지 않고 경제능력이 없어 의료급여자에게 채무의 고통을 부여한다. 이처럼 빈곤층의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은 빈곤탈출과 자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빈곤층의 빈곤탈출과 복지의 차원에서라도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에 대한 결손처분은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3.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들의 요구
현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은 전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특히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 건강권 보장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 체납을 이유로, 빈곤하다는 이유로 건강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더 많은 빈곤층들이 의료급여에 포함되도록 의료급여 대상을 더욱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하나, 6개월 이상 장기체납자에 대한 ‘급여 정지’ 및 차별적인 제재를 즉각 중단하라!
건강보험료 6개월 이상 장기체납자의 급여정지는 ‘돈 없으면 아파도 참는다’는 식으로 빈곤층의 병원이용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장기체납이라는 이유로 ‘급여정지’되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 자체를 침해 하는 것이며 이에 급여 정지는 중단되어야 한다. 더불어 가압류나 통장거래 중지와 같이 사회생활자체를 제재하는 방식의 악덕 채권자의 역할은 또한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장기체납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체납자에게 안정적 소득보장과 일자리 제공이 더 적극적인 해결 정책일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빈곤층 건강권을 보장을 위해 장기체납자에 대한 결손처분을 즉각 확대 실시하라!
특히 복지수급자 및 소득과 일자리가 없는 빈곤계층에 대한 결손처분은 시급히 실시해야 할 것이다.
한 개인에게 건강보험료 체납액은 결손처분 되지 않는 한 끝까지 빚으로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그래서 빈곤층의 장기체납, 과도한 체납액은 갚지도 못할 뿐 아니라 더욱 부담스러운 무게로 삶을 옥죄이고 체납자가 더욱 빈곤해지는 요인이 된다.
현재 체납결손처분 제도는 있지만 이는 보험공단의 재정 여력에 따라 작위적으로 적용될 뿐 체납자 회생의 통로가 되지 못하고 있다. 1조 3,0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2008년에는 39%에 이르는 체납세대에 대한 결손처분이 있었지만, 적자를 낸 작년의 경우 고작 1%에 불과했던 사례가 그 증거다. 이에 더욱더 빈곤해지고 있는 한국사회와 개인들, 그리고 빈곤 계층의 현실을 고려하여 결손처분 기준을 더욱 완화시켜 실질적인 빈곤층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까지 결손처분을 즉각 확대 실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전형적인 빈곤계층인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미약한 계층, 무직이거나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졌거나 장기체납과 과도한 체납액을 가지고 있는 경우, 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복지급여자인 경우에는 체납에 대한 결손처분을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다.
하나, 빈곤층-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는 의료급여 수급자로 자격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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