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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권선언 62주년 기념
기 자 회 견 문
세계인권선언 62주년을 맞은 오늘, 32개 대구경북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인권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2010년 대한민국의 인권현실은, 정부가 인권보호의 의지를 상실하고 인권을 경시할 때 국민의 기본권과 일상이 얼마만큼 피폐해 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설립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잘못된 인선과 독단적 운영으로 70여명의 전문인력이 줄사퇴하는 등 존폐기로에 서 있고, 사형집행 재개 논란 ·보호감호제 재도입 시도·G20경호특별법·집시법 개악 시도 등 형벌주의와 감시체계의 강화로 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더욱 제한되고, 강경일변도의 무능한 대북정책은 국가안보의 직접적 위기로 귀결되었으며, 구시대적 경제·복지정책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회적 소수자는 물론 국민 전체의 생활의 질을 끝없이 추락시키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인권상황 역시 마찬가지이다. 길동무 등 지역단체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으로 구속·기소되고, 정치활동을 이유로 공무원·교사가 징계 대상이 되고, 장애인들의 4.20투쟁과정에서는 대구시가 작성한 불법유령집회신고 의혹 문건이 발견되는 등 자유권이 심각하게 퇴보했다. 또한 보편적 복지의 부정으로 일관되는 보건복지부의 정책으로 지역 중증장애인들에 대한 활동보조서비스 중단사태가 발생하였고, 긍정적 사업으로 평가받던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 등록관리 시범사업도 중단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 주도의 반인권적 흐름이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동산병원 비정규 노동자 집단해고, 세왕교통 정비노동자 감시용 CCTV 설치 운용, 상신브레이크 노동자 탄압과 집단감금, 구미KEC 노동자 탄압 및 음식물 반입금지, 포항·경주지역 유흥업소 여성들의 잇따른 자살, 사설치료시설 장애아동 사망 사건, 대구S정신병원 정신장애인 성폭력사건 등에서 보듯이 기업이나 개인 등 사적 주체에 의한 인권침해가 증가하고 인권침해의 양태와 수위도 심각해지고 있다.
2010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평등과 공존을 위한 ‘인권’이라는 미래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국가안보, 경제발전, 선진국으로의 도약 등 현재 대한민국이 말하고 있는 모든 과제는 공존을 위한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천명할 때에만 가능하다.
인권은 특정 이데올로기, 특정 정치세력, 특정 집단을 위한 정치적 도구가 아니다. 인권은 다양한 사상과 생각의 공존, 다양한 정치세력의 공존, 다양한 문화의 공존, 다양한 사람의 공존을 통해 현실의 평등과 평화를 가능케 하는 미래지향적 가치이다.
세계인권선언 62주년을 맞은 오늘, 2010 대구경북지역 인권주간조직위원회 기자회견에 참가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인간의 보편적 자유와 평등, 연대의 가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다음을 촉구한다.
-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편파적 이해와 잘못된 인선을 철회하고, 국가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라!
- 대한민국 정부는 경제와 복지, 개발, 안보 등 모든 국가정책에 있어 인권을 최우선 과제로 천명하라!
- 대구시를 비롯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로부터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약자와 지역민 전체의 인권증진을 위해 노력하라!
2010년 12월 10일
2010 대구경북지역 인권주간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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