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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빈곤네트워크(준) 성명서]
최저임금을 넘어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생활임금을 요구한다!
저임금노동자들을 더욱 빈곤의 삶으로 내모는 최저임금위원회
지난 6월말, 최저임금 결정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사흘간에 걸친 회의 끝에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6.1% 인상에 합의되었다고 밝혔다. 즉, 시간급 4000원,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한 일급은 3만2000원으로 각각 합의·결정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당 40시간 근무 기준에 83만6000원이 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근로자의 13.1%인 208만5000명의 저임금 노동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곧 임금으로 받아들여지는 영세사업장 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6.1% 인상은 혜택이 아닌, 차라리 절망이다. 7월1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주40시간제가 확대 적용된다. 이 규모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당장 7월분부터 기본급이 최저임금 기준으로 오히려 한 달 6만4천원의 삭감이 이뤄진다. 6.1%의 인상률을 두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저임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저임금노동자들은 더욱 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지출해야 할 생계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5% 오른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처럼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어 내수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앞으로 올해 안에 물가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최저임금 발표는 물가인상조차도 따라잡지 못해 현상유지조차 안 되는 실질임금의 삭감인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값이 급등하고, 정부가 관리하는 주요 생필품 52품목 중 26품목이 지난달에 견줘 올랐다. 또한 이명박 정권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공성의 파괴는 빈곤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고, 민중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에 빠지게 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평범한 삶을 영유하기 위한 주거, 의료, 교육 등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데 최저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조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더구나 최저임금의 결정은 저임금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최저생계비의 인상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최저생계비가 인상되기 어려우며, 그 역으로 최저생계비가 인상되지 않으면 최저임금이 인상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운동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임금수준 결정은 물가인상이나 기업의 이윤보장의 문제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그 임금으로 살아가는 노동자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는다. 오히려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이라는 최소한의 임금결정구조로 인하여 빈곤을 확대하고 최저임금으로 고통을 받는 노동자들의 분노를 촉발시킬 따름이다. 경제 논리로만 결정되는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때문에 우리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역사적 수명을 다하였음을 주장한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빈곤을 구조적으로 받아들이며 최소한의 목숨 줄만을 인정하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노동을 하든 노동을 하지 않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생활임금’을 기준선이 되어야함을 주장한다. 노동자는 누구나 자신의 정당한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고, 그 대가는 가난에 허덕이며 전전긍긍하는 삶을 살아갈 대가가 아니라 인간다운 생활을 가꿀 수 있는 임금을 받을 권리이다.
다시 말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있는 빈곤선을 새롭게 정의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내에서 규정하는 최저생계비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제 빈곤은 어느 특정한 집단의 문제가 아닌, 전 민중의 문제가 되었다. 소수의 부자들이 모든 부를 독식하고 대다수 서민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이다. 기본적 사회보장서비스조차 없는 한국사회에서 줄어든 임금으로 살아가기를 더 이상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임금은 줄이고, 공공서비스도 팔아치우고 노동자·서민을 빈곤층으로 내모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생활임금운동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이를 위하여 반빈곤네트워크(준)는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8년 7월 3일
反빈곤네트워크(준)
감나무골나눔과섬김의집, 민중행동,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서공단노조, 우리복지시민연합, 인권운동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쪽방상담소, 한국사회당대구시당, 대구주거권연합, 한국비정규교수노조경북대분회, 장애인지역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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