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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빈곤철폐의 날, 빈곤철폐투쟁 선포
빈민/사회단체 기자회견문
기자회견문(빈곤철폐 투쟁을 선포하는 제빈민사회단체)
10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 빈곤철폐의 날이다. 우리사회 빈곤문제의 심각성은, 그 규모의 광범위함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빈곤의 양산과 고착화속에서 빈곤을 탈출할 방법이 없는, 절망의 빈곤이라는 데 있다. 일을 해도 점점 더 빈곤해지는 것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의 문제이며, 사회안전망의 부재는 경제적 결핍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배제의 문제로 빈곤계층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얼마 전 정부는 빈곤과 양극화를 해결하겠다며 ‘희망한국21’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희망한국 21’은 기존의 대책을 되풀이하여 새로울 것이 거의 없으며 근본적인 사회보장체계의 확충방안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정부의 공언처럼 희망한국21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기존 패러다임의 새로운 포장일 뿐이다.
그리고 정부의 알량한 빈곤대책의 일관성은 여전히 빈곤으로 내모는 일자리의 강요에 있으며, 선별적이고 잔여적인 빈곤관리에 있다.
기초법이 시행된지 만 5년이 지났다. 더 이상 자신과 같이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한다는 최옥란열사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빈곤으로 인한 죽음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사회 유일한 사회안전망인 기초법은 700만 빈곤인구 중 142만명만을 포괄하고 있으며, 정부추계로도 372만명의 비수급빈곤계층이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을 권리를 명시한 기초법의 사각지대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그럼에도 복지부의 개정안은 기초법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개정은 미룬채 자활의 관리를 강화하며 기본적인 노동권조차도 말살하는 개악안을 국회에 상정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는 자활사업을 한편으로는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자활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고 있지 않다. 양적 확대와 수치적 성과만을 강조하며 관리적 성격만을 가오하하여 그나마 현장에서의 자활의지조차를 짓밟고 있는 것이다. 자활사업은 빈곤계층에게 노동할 의지와 기회를 보장하고, 노동을 통한 빈곤탈출이 가능하도록 근본적인 지원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함께하는 복지’를 표방하는 정부의 빈곤대책은 기초법이나 자활사업처럼 빈민을 관리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빈민에 대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 APEC을 앞두고 노점상과 노숙인에 대한 철거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회에는 빈민에 대한 폭력적 철거를 정당화하는 행정대집행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행정대집행법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용업업체 등 민간업체에게 행정대집행을 허가하고 이의 비용을 노점상이나 철거민 등 당사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듯 이번 국회에는 빈곤과 사회적 배제를 심화시키는 각종 법안들이 상정되어 있다. 세계빈곤철폐의 날을 맞는 오늘, 빈민사회단체들은 이러한 개악안을 철회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개정안과 법안의 제정을 위한 빈곤철폐 투쟁을 선포한다.
기초법의 전면개정과 자활지원법의 제정, 행정대집행법의 개정,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의 설치와 실질적인 ‘권리구제 수단’이 명시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 비정규직권리 입법안 등 빈곤악법철폐와 권리입법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의 반빈곤투쟁은 법개정투쟁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절망의 빈곤을 양산하는 정부 빈곤대책의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며, 안정적인 일자리와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조직하고 연대해 나갈 것이다.
- 희망한국 기만이다, 근본적인 빈곤대책 수립하라!
- 372만 비수급빈곤계층, 기초법을 전면 개정하라!
2005년 10월 17일
빈곤철폐 투쟁을 선포하는 빈민·사회단체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노동의 소리, 노동자의힘,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 노숙인인권실천단, 노숙인당사자모임,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중복지연대, 민중의료연합, 한국백혈병환우회,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희망나눔,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위례복지센터, 장애여성공감, 장애인실업자종합지원센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실직노숙자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피노키오자립생활센터,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한국자립생활네트워크, 한국자활후견기관노동조합,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동의소리,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다큐인,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민주노동당서울시당, 민중그룹“젠”, 사회당서울시위원회, 성동장애인자립생할센터, 장애인문화공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프렌드케어자립생활지원센터,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뇌성마비장애인연합,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행동하는의사회‘나눔과 열림’. 실업자지원성북센터, 비정규센터(이상 기초법전면개정과 자활지원법 제정을 위한 공대위(준) 참가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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