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구공투본 평가와 2011년 계획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1) 2010년 공투본 발족과 주요목표 및 과제에 대한 평가
경제위기와 공황으로 치닫고 있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 대한 책임전가와 희생으로 극복하려는 것이 신자유주의의 본질이다. 신자유주의의 철저히 복무하는 신자유주의경찰국가 이명박 정권의 출범은 노동자민중의 기본권과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훼손에 맞선 끊임없는 저항의 역사였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기간의 제 부문운동은 주체들의 치열한 투쟁을 통한 각개약진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어왔다.
하지만 이에 비해 연대(혹은 전선)운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과거의 연대(혹은 전선)운동을 유지시키거나 발전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정체되거나 약화되어 왔다. 이는 지역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한 가운데 시국농성(2009년 쌍차투쟁/ 노동기본권 투쟁 등) 민중단체협의회의 투쟁의 성과와 한계를 기초로 2010년 4월 대구진보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의 이름으로 출범하였다. 공투본의 방향에 토론은위상과 방향 그리고 명칭에 이르기까지 이견과 정세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각 조직의 역사와 위상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대구지역의 진보 민중운동 진영의 상설 공동 투쟁체로써 지역연대투쟁을 구축하는 단위”이자 “반신자유주의, 반 이명박 민중생존권 쟁취! 반전 평화 실현을 위한 투쟁의제를 지역차원에서 공동대응, 공동실천, 공동투쟁을 공투본 차원의 대응으로 강화시켜가는 단위”로서 공투본의 위상을 규정하였으며 3대 핵심과제(￭ 민중생존권 보장, ￭ 사회공공성 강화 및 민주주의 실현, ￭ 반전․한반도 평화 실현)와 18대 투쟁과제로서 제출되었다.
공투본의 투쟁과제는 여전히 2011년의 과제로서 ‘여전히’ 유의미하며 이러한 투쟁과제를 실질화할 수 있는 공투본의 준비와 태세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객관적이다. 더욱 2009년 민중단체협의회 수준을 뛰어넘는 정세인식과 집행력은 향후 공투본의 과제이다.
2) 2010년 공투본의 성과와 한계는?
지역투쟁의 상설공동투쟁체로서 공투본의 위상에 걸맞은 투쟁과 계획이 집행되었는지가 2010년 공투본의 가장 중요한 평가의 기준의 될 터이다. 민중연대투쟁에 대한 복무하고자 하는 공투본의 사업은 부족하지만 진행되었다.
그러나 5.1노동절대회 그리고 공무원-전교조 탄압에 대한 1인 시위 등을 제외하고 공투본이 복무하는 대중투쟁은 부족하였다. 특히 지역의 다양한 민중생존권투쟁을 조직하고 이를 상승시키기 위한 토론과 논의가 부족하였다. 단지 사안 사안에 함께 하는 것을 넘어 지역공동투쟁으로 묶어세워내기 위한 계획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장차연 시청농성에 대해 장애인의 생존권 문제 동산식당 외주화 철회 등에 있어 대책위형식으로 풀어낸다던지 혹은 공투본 소속 단위의 사업으로 그쳤으며 개별단위수준의 연대가 진행되었다. 이런 수준에서는 지역상설공동투쟁체로서 공투본의 위상으로 걸맞은 투쟁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지난 지자체선거과정에서 있었던 공투본의 사업의 공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치조직 특성상 선거시기가 매우 중요하다할지라도 “진보 민중운동 진영의 상설 공동 투쟁체를 지향”하는 공투본에 보다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단지 공투본의 집행력의 공백뿐만 아니라 향후 공투본의 투쟁방향과 위상에 대한 논쟁의 과제를 던져주었다.
3) 2011년 지역투쟁과 연대의 중심적 역할을 하기 위한 우선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2011년은 정치적으로는 2012년 정치재편기의 전반기로서 존재한다. 예컨대2011년~2012년 4월 총선까지가 전반기이고, 2012년 총선 이후 12월 대선까지의 8개월이 후반기인 셈이다. 2011년의 정치지형은 2012년 총대선의 판을 짜기 위한 논란과 이합집산으로 채워질 것이다. 한해에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연달아 치르는 큰 정치일정은 전후 최대의 세계자본주의 위기인 2008년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못하고 악화되는 도정에 있다. 또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북미, 미중 간 힘겨루기는 나날이 험악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엄중한 객관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막상 한국자본주의의 운명을 둘러싼 정치적 격돌을 주도해야 할 노동자 민중운동진영의 주체적 태세는 우려스러운 상태다. 그것은 치열한 권력다툼의 외양과는 달리 지배계급 내부의 정책적 합의가 그만큼 공고하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반신자유주의 사회운동의 패배가 지난 10여 년간 거듭되면서, 이렇다 할 혁신의 계기를 찾지 못한 채 이른바 진보대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민중운동으로서의 정체성의 혼란과 위기가 만연해졌기 때문이다.
즉 진보대통합론의 문제는 이것이 사회운동 전략이 아니라 야권후보단일화를 중심으로 하는 선거 전략에 그치고 있다는 점과 그 안에 이른바 ‘연합정치’론(혹은 민주대연합 활용론)과 복지국가(동맹)론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민중운동의 곳곳에서 발언력을 높여가고 있는 ‘연합정치’론은 현재의 계급역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보수야당의 양보, 혹은 보수야당과의 협상력 증대만을 기대하는 허황된 전략이라는 점에서 문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상대적으로 소수파인 노동자 진보정치진영이 보수야당과 동등한 자격으로 연합을 이룬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연합을 강행하는 것은 부르주아 정치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진보정치의 운동과제와 이념을 포기하거나 변형하는 길뿐이다. 물론 그런 포기에도 불구하고, 보수야당의 양보를 얼마만큼 받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이에 일부 민중진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진보대통합론에 대한 공투본의 입장마련이 필요하다. 즉 반신자유주의에 근거한 대구지역의 진보 민중운동 진영의 상설 공동 투쟁체로써 지역연대투쟁을 구축하는 단위로서의 지역 민중생존권투쟁에 복무하는 공투본의 역할과 과제에 충실해야 한다. 그래서 ‘선거판짜기’를 넘어 노동자민중의 투쟁에 근거한 공투본의 구체적인 자기계획이 되어야한다. 이를 위한 공투본 자체의 토론도 필요하다.
▷ 노동자생존권과 노동기본권투쟁을 기본으로 3대 핵심과제(￭ 민중생존권 보장, ￭ 사회공공성 강화 및 민주주의 실현, ￭ 반전․한반도 평화 실현)를 구체화되는 빈곤-장애-소수자 권리투쟁에 대한 적극적인 결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기본적으로 공투본소속 단위의 사업 보고 - 공유를 넘어 함께 투쟁을 기획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소수자 및 생존권대책위와 공투본의 결합을 추동시켜야 한다. 예컨대 (비정규공대위-사회공공성연대 등) 공투본으로 수렴시켜 특위형태 등 상설적 투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출되어야 한다.
4) 2011년 공투본의 중심 투쟁과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복지가 화두가 되고 있는 2011년 복지예산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부 소관예산은 33조 5694억원이며 이중 기초생활보장예산은 7조 5168억원으로 전년보다 3.2%, 2303억원 증가하였다. 하지만 생계급여는 최저생계비가 5.6%인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보다 32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는 기초생활급여수급 대상자수를 2010년 163만명보다 2만7천명을 줄여 상정한 것임. (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10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155만 2천명이라고 함) 주거급여와 교육급여는 2010년 대비 각각 6.4%, 8% 증액되었다. 한편 탈빈곤 집중지원대상 확대라는 미명하에 근로능력을 재평가하거나(1만명), 근로조건부과기준(시간→소득)을 변경하여 근로조건제외가구에 대한 관리를 강화(14만명)하려 하고 있다.
이를 종합할 때, 정부는 올 한해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더 이상의 제도적 변화(2010년도에는 부양의무자의 소득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제스처라도 취했음)는 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근로능력을 재평가하고, ‘신청주의’를 활용하여 수급자수를 줄이는 등의 악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제도적, 법적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기획단’을 구성하여 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진보대통합론은 상당 부분 이념적이고 강령적인 차원에서 제시되고 있는 “보편적 복지”, 정치전략이나 사회재편방안으로 제시되는 복지동맹론, 대안적인 경제체제의 상으로 제시되는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 정책대안론적인 복지 대안정책론과 결합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세금을 늘려서 복지를 확충하자, 국방비를 줄여 복지를 늘리자, 4대강 사업을 중단해서 복지를 늘리자는 식의 주장은 복지는 무조건 좋은 것이고,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어떤 요구건 옳다는 식의 논리다. 이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논리이며, 복지 지상주의다.(때문에 박근혜식 복지국가론과 다를바 없다) 이들의 복지요구주장은 실질적인 (주체형성과 사회구조변혁을 위한) 사회운동적 대안이 아니라 오직 (동원을 위한) 정치(공약)구호로만 존재할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
▷ 기만적인 복지동맹론을 넘어 지역 반빈곤네트워크 등 빈곤주체의 생존권적 투쟁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및 생존권 투쟁에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 이를 위해 공투본의 위상을 지역에서 공고히 세워내기 위해서 격월 생존권대책위-공투본 연석회의를 상설적으로 개최할 필요성이 있으며 연석회의를 통해서 투쟁계획 및 투쟁요구를 공투본에서 어떻게 지역요구로 어떻게 세워내고 모아낼 것인지 적극적으로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 공투본 주체의 정세에 근거한 민중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반년간정기적인 강연회-토론회를 개최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