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21일은 IMF 구제금융이 시작된 지 만 10년이 되는 날이다. IMF 구제금융의 실시 10년을 맞아, IMF 구제금융 실시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평가한 뒤 문제점을 극복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단 하루라도 빚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금융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음으로써, 그들이 어떠한 고통을 당하고 있고, 왜 그러한 고통을 당했는지, 그리고 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밝히고 있는 책이다.
2005년 8월부터 대구에 있는 시민단체인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이하 인권운동연대)가 주최해 매주 진행한 '금융피해자 파산학교'가 100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인권운동연대는 '금융피해자 파산학교'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수많은 금융피해자를 만날 수 있었다. 수많은 금융피해자들이 채무가 증대되고 채무의 변제가 불가능한 구체적인 사례를 파산면책신청서에 직접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 중 일부를 이 책에 담고자 했다. 금융피해자들의 그 팍팍한 삶의 증언이 생생하게 실려 있다.
엮은이는 이 책에서 이들은 '신용불량자'가 아니라 '금융피해자'라고함으로써, 빚 문제가 개인의 도덕적 문제, 혹은 무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IMF 위기 이후 잘못된 금융채무정책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 역시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금융피해자의 인권 관점에서 사회 전체가 책임있게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금융피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단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고통이, 그 고통의 원인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성원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라는 것. 따라서 사회적인 차원에서, 정책적인 차원에서, 인권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호소하고 있다.
빈곤 및 생활고, 정리해고와 실업, 자영업의 폐업과 부도, 과도한 의료비, 보증, 사기, 청년채무 등 금융파산의 개인적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IMF 구제금융 이후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리해고와 빈곤화가 가로놓여 있고, 대부시장과 고금리로 인한 빈곤과 채무의 악순환 구조가 금융피해자를 구조적으로 재생산해내고 있다고 엮은이는 진단한다.
메이데이출판사, 서창호엮음, 구입문의 인권운동연대 053)290-7474 및 각 대형서점.
